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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10. 바쁘다바빠 출산 후 입원기간은 퍽 바쁜 편이다. 오늘은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다. 때마침 회진 오신 선생님께서 '오늘이 가장 많이 불편한 날'이라고 많이 불편하면 참지 말고 엉덩이 주사를 맞으라고 해주셨다. 몸은 정직하다. 주사 맞고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고 조리원에 RSV, PCR 검사지를 제출해야 해서 검사를 진행했다. RSV도 요새 유행이라던데 검사 방법은 코로나처럼 콧구멍을 쑤신다. JOY도 신생아실에서 검사한다고 그랬는데, 아. 그 작은 콧구멍을 쑤신다고 생각하니, 내 코를 두 번 쑤시라고 하고 싶은 맘이다. 점심은 임신 기간 내내 먹고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연어와 참치 초밥! 남편 나이쓰! 사랑한다고 말했나 내가. 벌써 세번째 면회. JOY의 얼굴이 오늘은 좀 달라 보였다. 아빠랑 똑같다고 생각했는데,.. 2022. 3. 10.
220309. 진짜 엄마되기 드디어 소변줄을 뺐다. 빼고 바로 일어나서 양치를 하고, 준비해온 출산 패드(뭐 그런 게 있다.)로 갈아입었다. 컨디션이 꽤 좋아서 무리가 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귀에서 삐- 소리가 났다. 열심히 걸어야 회복도 빠르고, 무엇보다 아이를 실제로 보러 갈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뒤뚱뒤뚱 걸었다. 그러다 발견한 사실. 발이 보인다! 생각보다 배가 많이 들어갔다. 평평하게 펴졌던 배꼽도 조금 들어갔다. 그리고 한 시. JOY를 처음 내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남편이 가져다주는 사진으로 볼 때는 그런가 보다, 싶었었는데- 막상 실제로 보니 너무 작았다. 저렇게 작은, 그러나 내 배에 있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큰 아이가 내 배에 있었구나. 지금은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잠만 자는 저 아이가 나를 그렇게 세게 .. 2022. 3. 9.
220308. 제왕 둘째 날 며칠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어 목에 아직 가래가 남아있던 나는, JOY를 낳고 기침을 하다 배가 찢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 그렇지. 나 제왕절개했지 참. 흔히 제왕은 후불, 자연분만은 선불이라고 한다. 내가 선불 지급을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나에게 만약 - 그럴리는 없겠지만 - 다음이 온다 하더라도 나는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기꺼이 후불로. 임신기간 동안 9킬로 몸무게가 늘었고, 허리둘레는 26에서 39.5로 커졌었다. 손발은 잘 붓지 않는 편이라 제왕하면 발이 퉁퉁 부어 코끼리 발이 된다고 그랬는데, 전혀- 붓기도 없었고, 식사 가능의 척도가 되는 가스도 둘째 날 새벽 3시부터 내 비어있는 장을 타고 투두둑. 시원하게 존재감을 알렸다. 다만 오후 수술을 해서 첫 끼니는 둘째 날 저녁부터 미음으.. 2022. 3. 9.
220307. 안녕 JOY! 막 월요일이 되는 0시. 왈칵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나왔다. 양수인가, 싶었는데 출혈이었다.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남편을 깨워 병원으로 출발했다. 3월 10일, 38주 0일로 잡아놨던 출산일은 아이의 뜻대로- 37주 4일로 변경되었다. 오전 1번으로 수술하자던 스케줄은 밀려 밀려 오후 2시에나 수술실에 들어갔다. 2시 23분. 2.97kg으로 JOY가 태어났다. 완전 전치태반에 출혈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수혈까지 준비했던 나는, 다행히도 별다른 이벤트 없이 무사히 다섯 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정신을 차렸다. 첫 면회 후 남편이 찍어온 아이는 너무 사랑스러웠다. 남편을 꼭 닮은 예쁜 딸. 이름대로 기쁘고 평안해주길. 하나님의 선물 같은 너. 마취에 취해 아픈 것도 모르다 12시쯤 되어 참을 수 없는 고통이.. 2022. 3. 9.